요즘 인터넷과 유튜브를 보면 말과 글과 사진과 영상마저 너무 자극적이고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도 그저 보이는 데로 좋아요를 누를 뿐~
있는 것 그대로 보고자 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어요.
X-PRO3에 대한 과도한 편견과 비교만 가지고 네거티브 리뷰하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6개월 동안 사용해본 소감을 바탕으로 긍정 리뷰 작성합니다
CANON 5D mark 4 유저이고 Leica 유저이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다 보니 가끔 카메라가 찍고 난 셔터를 누르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그때 기변병이 생깁니다.
이왕이면 새로운 브랜드 카메라를 써보자는 생각에 후지카메라 매장에 들렀다가
디자인과 필름 시물레이션에 대한 평가 때문에 구입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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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상보다는 사진 찍는 것. 정확히는 사진을 찍고 색감 보정하고
SNS에 올리는 평범한 사진 유저입니다.
Full frame , 화소수 , 연사 능력 등 카메라의 기능과 스펙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용을 많이 지불할수록 좋은 스펙의 카메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 내 사진 생활에 적합한 기능을 가지고 있고 자주 쓸 수 있을까? '
이 부분이 카메라 선택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1 ) 필름 시물레이션, 필름느낌을 디지털로
사진 편집 잘알못인 나에게 필름 시물레이션은 선물이에요.
가장 많이 쓰는 세 가지는 클래식 크롬, 클래식 네거티브, 모노크롬 이렇게 3가지~
필름 시물레이션 BKT로 찍으면 한 번에 3가지 결과물이 저장됩니다.
색감이 풍부한 배경에서는 필름 시물레이션이 더 효과적이라 결과물에 만족하고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레인 효과를 추가하면 필름 사진 같은 느낌을 충분히 낼 수 있어요.
세팅 바꾸어가면서 과거 필름시절의 색감과 분위기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2 ) 가볍게 들고나가 보자
캐논은 바디 사이즈가 커서 누가 볼까 신경 쓰이고 라이카는 무겁고 어디 부딪힐까 노심초사
가볍게 동네 산책하거나 여행 갈 때 챙겨가는 사이즈로는 x-pro3가 좋아요
보통 14mm나 35mm 수동 단렌즈 껴서 가볍게 들고나갑니다.
스몰 리그에서도 x-pro3 전용 케이지는 없습니다
정품 그립을 붙여 쓰는데 그립감이 너무 좋고
스몰 리그에서 구매한 핫슈 그립을 달아서 들고 다니기도 합니다.
3 ) 뷰파인더로 사진 찍기
일단 후면부 액정은 아시는 데로 라이브 뷰보다는 필요시 정보창 정도로 생각하시는 게 맞아요
액정을 열어서는 설정이나 사진정보 확인 정도?
뷰파인더를 보다 보니 이제 익숙해져서 사진 찍는 맛도 나고
버튼으로 전자식 뷰파인더로 바꾸어주니 기분에 따라 쓰시면 됩니다.
셀카는 아이폰과 스노 어플로 찍으세요.
4 ) 짧은 영상으로 일상 기록하기
필름 시물레이션이 영상에 그대로 적용돼요.
FLOG도 있긴 하지만 필름 시물레이션 만으로도 짧게 짧게 찍어서 연결하면
1분 정도 감성적인 영상 만들기에는 충분해요.
손떨방도 없고 마이크도 부족하고 뷰파인더로 초점 맞추어 영상 찍기 힘들다고 하시지만
x-pro3는 사진 우선 바디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당연히 브이로그용이나 유튜브 방송용으로는 무리입니다. 더 나은 대안도 넘치고요.
배터리도 너무 빠르게 소진돼요~
5) 디자인
카메라는 과거와 미래가 추억과 기능을 공유하고 발전하는 제품이고
가급적 과거의 디자인적 유산을 많이 남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클래식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버튼들의 배치와 기능은 배려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디자인은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겠죠~
후면의 초점 스틱 ( 메뉴 이동 및 선택도 가능)은 너무 편합니다.
6개월 정도 써보니 이제서야 버튼의 위치 다이얼의 조작감이
익숙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만큼 카메라도 사람처럼
친해지는 것은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듀라 블랙을 선택했던 이유는 티타늄 소재에 실버보다는 블랙이 더 고급스럽게 보였어요.
세월이 지나면 이 소재가 어떤 식으로 변색이 될까 기대도 됩니다.
6 ) 올드 렌즈와의 멋진 궁합
빈티지 렌즈+xpro3 필름 시물레이션의 조합은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주곤 합니다.
렌즈의 변수까지 더해져서 더 매력적이죠.
그래서 다음 사진이 다음 렌즈에 대한 기대가 생겨요~
수동 렌즈의 포커싱 조이는 맛은 한번 빠져들면 쉽게 나오기 힘들답니다.
K&F Concept 렌즈 어댑터를 주로 사용하는데 큰 무리 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총평은
x-pro3는 트렌드를 리딩 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 아니라
찍는 맛을 위한 사진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지셔닝된 제품입니다.
보급기도 아니고 판매량을 위해 기획된 제품도 아니고요.
이런 제품이 맞냐 틀리냐는 논의할 필요가 없어요
'x-pro3는 이런 기능과 감성을 느낄 수 있으니 즐겨보세요'를 제안하는 제품입니다.
느리지만 한 장 한 장 사진 찍는 맛이 중요한
나랑은 잘 맞아 ^^
그래도 바라는 점
필름 시물레이션 업데이트해주면 모든 것을 용서할게~
하지만 그럴 일이 없겠지~
손 떨 방도 있어야 하고 HDMI 출력도 해야 하고
세로그립도 필요하고 배터리도 빵빵하고 영상에 관심이 더 많다면
그리고 후지카메라를 좋아한다면 X-T4
fujifilm-x.com/ko-kr/products/cameras/x-t4/
세상에 나쁜 카메라는 없습니다. 내가 잘 쓰지 못할 뿐
오늘도 멋진 사진 생활하세요 ^^/